요즘은 말을 적고 지우는 일이 많다. 다른 이가 글을 보고 날 불편하게 생각하거나 이상한 사람 혹은 그냥 별 거 없는 사람이라 생각할까봐. 사실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데. 내가 날 그런 사람이라 여기지 않는다면. 결국엔 내 자신이 한편으로 나를 그렇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거나, 내가 그런 식으로 봤던 누군가처럼 비춰지지 않고 싶어서겠지. 어떤 말을 해...
시작해보지 않고 포기하는 것. 최근에도 내게 온 기회를 놓친 적이 있었다. 주거 문제나 교통 문제 등... 내게 불리한 조건이 많았다. 그리고 돈과 관련된 문제들을 수반했다. 겁이 난다는 이유로 제안을 거절했다. 만약 받아들였다면 어떻게 됐을까? 하지만 그것을 거절한 뒤에 내 마음이 편해졌다는 점이 가장 중요했다. 어떻게든 되겠지... 라는 마음이 내 마음...
어째서 쉬는 날은 하루가 짧을까 평일 주말 모두 일하게 됐다 일을 할 수 있다는 건 기쁜 일이지만 나에겐 두려운 일이기도 하다 내가 일하다 실수할까봐 무섭고 그로인해 사람들에게 미움 받는 것이 두렵다 실수를 안 하는 사람은 없지만 나는 유독 내가 무능하다 느껴진다 일을 할 때마다 나는 그런 취급을 받았고 그런 말들을 들어왔다 말은 정말로 사람을 그렇게 만든...
나는 힘을 내기 위해 집안일을 한다. 시작은 이불을 개는 것부터. 주방을 정리하고 밥을 먹고 설거지를 하고 개어진 빨래들을 제자리에 정리하는 것들을 한다. 살아가는 데에 있어 집안일은 가장 기본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 기본적이면서도 필수적인 일. 하지만 절대 움직이지 않으면 안 되는 일. 무슨 일이든 움직이지 않으면 안 되겠지만 집안일은 뭔가 본격적으로 몸...
오늘은 영화를 보고 영화관에서부터 집까지 약 한 시간 정도 되는 거리를 걸어왔다. 네이버 지도로 확인해보니 4.1km를 걸은 셈이다. 긴 거리를 걷는 건 고되면서도 여유로운 일이었다. 시간이 있으니 할 수 있는 일. 버스 시간이 40분 이상 남아있다는 것도 집까지 걸어온 이유였지만 그냥 아무 생각 없이 걷고 싶다는 마음이 컸던 것 같다. 무엇보다, 그 긴 ...
오늘은 침대에서 운동을 하다 누웠는데 천장으로 무지개가 보였다. 베란다와 이어진 창문을 통해 반사된 것 같았다. 일주일에 밖에 나갈 일이라곤 아르바이트를 하는 이틀 빼고는 없어서 요 며칠은 날이 밝고 어두워진다는 것만 알지 하늘이 어떻게 생겼는지 보는 일은 없다. 기분이 묘했다. 큰 것도 아니고 아주 작고 짧은 무지개였는데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없는 것을 ...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 어째서 비난 받아야 할 일일까 쉬고 싶은 건 본능이다. 쉬고 있으면 불안하지만 이만큼 편안하고 즐거울 수 없다.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하지 않음에 불안해지기 시작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우린 평범한 삶을 영위하지 못하고 일을 하지 않는다는 것에 대해 죄책감을 가진다. 언제부터 그렇게 되었는지 그 시작점을 ...
사람들은 죽음으로써 힘듦을 그제서야 이해한다 죽어야만 너가 이렇게 힘들었구나 하며 이해한다 죽음은 단 한번의 용기만 있으면 된다 반면에 삶은 지속하기위해 무수한 용기가 필요하다 단 한번의 용기로 두려움과 좌절과 우울로 점철된 삶을 끝낼 수 있다 매번 죽음의 이미지를 떠올려보면 내가 이걸 할 수 있을까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여전히 죽음은 무섭...
우울하다 긍정적인 생각을 해보아도 어느새 월요일에서 금요일이 다가온 것처럼 우울감은 다시 반복된다 누구나 다 그렇다고 생각한다 나만 특별한 것이 아니라고. 나만 특별히 우울한 것도 아니고 나만 특별히 힘든 것도 아니라고. 당연히 아는 말을 상기시켜봤자 도움이 되는 건 없다 남이 똑같이 힘든 것은 나에게 아무런 상관이 없다. 남의 우울감과 나의 우울감은 연관...
나는 왜 쉽게 겁을 먹을까 나는 왜 일을 잘 하지 못 할까 나는 왜 눈물을 참지 못할까 나는 왜 사람들의 말을 쉽게 잊지 못하고 그 말에 나를 가두고 괴로워할까 나는 왜 쉽게 상처를 받는가 나는 왜 털어내는 걸 못할까 나는 왜 언제쯤 모든 걸 가볍게 넘길 수 있을까 나는 언제쯤 어른스럽게 대처할 수 있을까 나는 왜 모든 게 쉽지 않을까 나는 왜 남들처럼 못...
살아가려면 돈이 필요해 살아있으려면 돈이 필요해 살아있으면 돈이 필요해 숨을 쉬면 돈이 나가 숨만 쉬어도 돈이 나가 숨만 쉬었는데, 돈이 나가...
꿈을 꾼 적이 있다. 심리상담을 받는 꿈이었는데, 상담 선생님께서 내 일기장을 읽고 계셨다. 선생님이 읽고 있는 건 내 핸드폰 메모장에 적은 내용이었는데 어찌된 일인지 선생님 손에 있는 종이 공책에 모두 기록되어 있었고, 꿈 속에서는 그게 내 일기장으로 되어있었다. 나는 종이 공책에 일기를 적은 기억이 없다. 일기장을 덮고 싶었지만 공책은 이미 선생님의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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